갑자기 들리는 발소리에 서윤은 고개를 천천히 들어 올렸다.
그 순간 기억 속에 묵혀 두었던 향기가 훅 끼쳐왔다. 묵직하고 은은하게 감겨들어 오는 향에 눈이 커졌다.
설마. 그럴 리가 없다.
그가 이곳에 있을 리가 없다.
“이…사님…? 그, 여기는 어떻게….”
“날 보고 할 말이 그것뿐이야? 뭐 잘 지냈냐는 상투적인 말이 나오지 않아서 오히려 다행인가.”
잔뜩 저를 헤집어 놓는 말들에도 무감각했다. 제게 닿은 이 손길이 다른 이도 아니고 서도진이다.
육 년 만의 재회.
그리고 갑자기 그의 입에서 뱉어진 결혼제의.
서윤은 망설이지 않았다.
과거의 진실을 외면한 채 그저 도진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어차피 그에게도 이 결혼은 장사에 불과했기에.
하지만 절로 그녀에게 시선이 갔다.
여전히 맑고 곧은 저 눈빛. 밤하늘을 연상케 하는 빛나는 눈동자. 저 젠장할 현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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