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 결혼 종료 직전, 남편이 기억을 잃고 돌아왔다.
스물여섯 살 풋내기가 되어.
‘지옥도 사람 사는 곳이야. 그러니 견뎌.’
‘소꿉놀이라도 하려는 건가? 싸구려 B급 연출에 출연할 생각 따윈 없으니까 그만하지.’
백화점 더 크라운의 아름다운 절대 군주, 강인혁.
그와의 결혼 생활은 늘 칼날 위를 걷는 기분이었다.
견디지 못해 발을 헛디뎠다간 칼에 베이고 찔리는 건 나일 테니까.
……분명 그렇게 여겼었는데.
해원의 턱을 쥐고 있던 그의 손가락이 그녀의 아랫입술을 지긋이 짓눌렀다.
“당신이 흘린 얕은 숨조차도. 모두 내 것이어야 해.”
맞닿은 뜨거운 숨결.
“내가 개자식이라서 후회하나? 어쩌지, 난 놓을 생각이 없는데.”
스물여섯의 그는 순수하리만치 폭정적이었다.
그래, 당신 말이 맞아. 우리의 결혼은 지속되어야 해.
단, 내가 그린 새로운 판 위에서.
이 계약 결혼의 최종 승자는 주해원, 그녀여야 했다.
해원의 입술이 아스라이 뜨였다.
“우리 내기 하나 할래요?”
전 남편이 될 내 남편.
그와의 첫 데이트였다.
제일 먼저 리뷰를 달아보시겠어요? 첫 리뷰를 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