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디의 인생을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불행’이었다.
신에게 밉보이기라도 했는지, 선택하는 족족 최악의 결과로 치달았다.
그러나 영원한 불행은 없다고 했던가. 꼼짝없이 죽겠다고 생각한 순간, 그 남자가 찾아왔다.
“어디에 있나 했더니. 반가워요, 하이디.”
쏟아지는 달빛 사이로 보이는, 비에 젖은 새하얀 머리카락과 달빛처럼 빛나는 금색 눈동자.
진흙 속에서 그녀를 구원한 남자가 물었다.
“집으로 돌아가고 싶습니까? 답은 정해져 있으니 편하게 대답해도 돼요.”
“저기, 정해진 답이라면.”
붉은 입술이 유려한 곡선을 그렸다.
“어차피 그대는 여기서 못 나가. 나한테 납치된 상태거든.”
구조나 보호를 굳이 저런 식으로 표현할 필요가 있나. 하이디는 아연하게 눈을 깜빡였다.
어쩐지 불행이 떠나간 자리에 이상한 게 찾아온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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