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물에 빠진 것을 알아차린 순간, 아무런 생각도 하지 못한 채 멍해지고 말았다.
퍼뜩 정신을 차리고 움직이려 했지만, 머릿속을 채우는 생각에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수영을 배운 적은 있지만 깊게 배우지 못한 내가 과연 저 아이를 구할 수 있을까?’
아내는 내 팔을 붙잡은 채로 바라보며 고개를 젓고 있었다.
"민수 씨, 위험해! 다른 사람들이 할 거야. 우리 그냥 기다려!"
그녀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하지만 주변 사람들은 그저 소리만 지를 뿐 아무도 물속으로 뛰어들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 문득, 그들과 같은 내가 너무 싫었다.
'어떻게든 되겠지.'
결국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차가운 바닷물이 내 몸을 감쌌고, 정신을 집중해야 했다.
겨우 아이에게 닿았지만, 아이는 공포에 질려 내 옷을 당기며 발버둥을 쳤다.
나도 살아야 한다는 생각에 온 힘을 다해 아이를 끌어올렸다.
반쯤 돌아왔을 때, 그제야 주변 사람들이 물에 뛰어드는 것이 보였다.
그러나 이미 내 힘은 한계에 다다랐다.
모든 것이 어지러워지기 시작했다.
점점 의식을 잃어갔다.
하지만 마지막으로, 내가 바닷가에 누워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아이는 심폐소생술을 받고 깨어나고, 아내는 울며 나에게 소리쳤다.
"그러게 왜 뛰어드냐고! 제발 살아만 줘, 제발!"
모든 것이 희미해져 가는 가운데, 미안한 마음이 나를 가득 채웠다.
내가 옳은 선택을 했는지, 그 선택이 아내와 다른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생각할 겨를도 없이, 점점 더 깊은 어둠 속으로 빠져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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