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도망 못 가. 내가 그렇게 만들 거니까.”
친구가 죽은 이후, 소은은 친구 오빠였던 석주의 비서가 되었다.
자신의 불행이 친구를 집어삼켰다고 생각하는 그녀로서는 거부할 수 없는 일이었다.
석주는 그런 소은의 죄책감을 읽기라도 한 듯, 그녀에게 유독 집착한다.
“우리 아무 사이 아니잖아요.”
“아무 사이 아니라고?”
“그럼 무슨 사이죠?”
그에게 묻고 싶었다.
매번 밤을 함께 보내기만 하는 우리가 대체 무슨 사이냐고.
나는 그저 장난삼아 갖고 놀기 좋은 상대일 뿐이지 않냐고.
석주는 그런 그녀의 물음에 제대로 된 답을 주지 않고,
소은이 지쳐 갈 때쯤 그녀에게 아이가 찾아온다.
제가 그의 발목을 붙잡을까 싶어 도망친 것도 잠시, 석주는 소은을 금세 찾아낸다.
“이제 그만하려고요, 을.”
지쳤다는 듯 말하는 소은에게 석주는 담담히 말했다.
“네가 갑 해.”
“…….”
“너 필요할 때 막 부르고, 네 마음대로 휘둘러. 내가 그랬던 것처럼.”
파국이라고만 여겼던 두 사람의 관계가 뒤바뀌려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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