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컨이 되어달라고 했다면서. 그런 개새끼와는 파혼하고 내게 와요.”
어느새 그녀보다 훨씬 큰 장신의 미남이 된 그가 마치 단단한 벽처럼 서서 제안했다.
과거, 14살의 어린 나이에 17살 희서에게 청혼했던 남자 채강혁이.
스물넷이 되어서도 같은 제안을 하며 홍희서를 또 한 번 흔들었다.
10년 전 아버지의 목숨을 앗아간 사고의 진실을 알려주는 대가로,
그가 그녀에게 결혼을 제안했다.
그렇게 시작된 1년 간의 계약 결혼이 제 발목을 잡을 줄은 몰랐다.
“이혼해 줘.”
이혼을 꺼낸 희서에게 남편 채강혁은 웃으며 대꾸했다.
“그게 무슨 소리실까요? 사랑스러운 내 아내께서.”
“이만하면 충분해. 복수가 끝나면 이혼하기로 했잖아.”
“끝나지 않았잖아요. 그 복수가.”
복수를 가장한 덫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고 서둘러 그의 곁을 떠나려 했는데.
“지금 이런 상황을 겪고도 하고 싶다는 거죠? 이혼이.”
“채, 채강혁. 왜 이래! 너 이런 사람 아니잖아.”
위험에 빠진 그녀를 구하러 온 남편은 완전히 다른 사람이었다.
그동안 그녀가 알았던 남편이 거짓이었던 것처럼.
“왜긴요. 누나를 사랑해서잖아요. 놓아줄 수 없으니까.”
아니, 그가 철저하게 본모습을 숨겨왔다는 것을 너무 늦게 알아버렸다.
오직 홍희서만을 향해 뛰는 심장을 가진 다정한 남편 채강혁이, 사실 냉혈한 사이코였다는 것을.
“널 울릴 수 있는 새끼, 나 말곤 없어.”
희서의 온몸을 옥죄는 그의 숨 막히는 애정과 비틀린 집착은 이미 10년이 훌쩍 넘어 더없이 깊고 진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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