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거기가 어디라고?”
태을의 혼외자이자 자발적 사고뭉치 도련님, 김도진.
졸지에 유배당한 곳에서 뜻밖에도 ‘4년 전 그 여자’를 만났다.
잊을 만하면 떠올라 그의 기나긴 밤을 목마르게 했던 여자, 윤혜원.
눈물까지 글썽이며 ‘그날’의 비밀을 지켜달라는 그녀에게
그가 대가로 원한 건 단 하나뿐이었다.
“한 번 자자.”
“…뭐?”
“원나잇이 투나잇 된다고 뭐가 크게 달라져?”
피차 몸으로 시작한 관계, 그보다 깔끔한 정리는 없을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
…뭐야, 이거.
깨달음은 예기치 못한 재해처럼 심장을 휩쓸고 갔다.
삽시에 발끝까지 번진 낯선 파동에 덜컥 당혹감마저 일었다.
어쩐지 조짐이 영 이상하더라니.
언제부터였지.
대체 어쩌다가.
다소 황당한 심정이 된 도진은 실소 끝에 나직이 뇌까렸다.
“…하. 진짜 조졌네.”
그저 욕구만 가득했던 윤혜원을 향한 감정에 아무래도 험한 것이 들러붙고야 만 것 같다.
*일러스트 : 메이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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