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남자, 완벽한 신랑감.
제국의 서광이라 불리는 테오필 벨포르트.
원하는 것을 위해서라면
기꺼이 악역을 자처하는 여자,
에셀린 헤이스탕스.
“제 몸값은 당신이 상상하지 못할 정도로 치솟을 거예요. 투자하세요.”
계약으로 시작한 관계 속에서
모두가 그녀를 비난할수록
그의 시선과 그의 손길은
점점 더 깊숙이 그녀를 침범하고,
가십지 ‘레이디 가넷’은
연신 그들의 스캔들을 써내려 가는데…….
신사의 얼굴 아래 감춰진 맹수,
악녀의 미소 뒤에 숨겨진 진짜 이름.
“다음에는 도망치게 내버려두지 않습니다, 누님.”
한 치의 거리도 없이
서로를 탐하는 두 사람의 속삭임에
제국을 휩쓰는 거대한 스캔들이 시작된다.
[본문 중에서]
“경께서는 아무래도 망가지는 것에 재주가 없는 모양입니다.”
에셀린이 상대를 탓하듯 말했다. 테오필은 그제야 눈앞의 여자가 자신에게 한껏 흐트러진 차림으로 무도회에 참석하라고 요청했던 일이 떠올랐다. 여자의 요청에 응하는 것 대신, 근사한 파트너가 되기로 결정한 것은 자신이었다.
“브로치와 커프스단추의 색을 맞추지 않았습니다.”
테오필은 도덕의 울타리에서 벗어난, 달콤한 타락을 웃음으로 피워 냈다. 에셀린은 기가 찬다는 듯이 그를 흘겨보았다. 브로치와 커프스단추를 뺀 것도 아니고 고작 색을 맞추지 않았다니. 누가 이 근사한 남자를 앞에 두고 커프스와 브로치 따위에 시선을 둔단 말인가.
“저는 적어도 경께서 셔츠의 단추를 두 개 정도 푼다거나, 혹은 지나치게 몸에 달라붙어서 외설스럽게 보이는 차림을 기대했는데 제가 경에게 너무 많은 기대를 했나 봅니다.”
에셀린은 태연한 테오필의 손을 잡아끌어서 테라스의 좁은 소파 위에 앉혔다. 낮아진 시선에 자연스럽게 그의 시선이 탐스러운 가슴골에 닿았다.
완벽하게 정돈된 남자의 머리를 손으로 헝클어뜨리며, 에셀린은 무도회장에서의 생기가 거짓말이라도 되는 것처럼 피곤한 눈을 했다.
“경께서도 우리의 계약을 충실하게 이행해 주세요.”
“이렇게요?”
테오필은 신사적이지 못한 태도로 느긋하게 제 셔츠의 단추를 풀어 냈다. 달빛이 조명이 되어 그의 움푹 파인 쇄골과 여자의 것보다 외설스러운 가슴을 비췄다. 에셀린은 괜히 목이 마르는 기분에 입술을 달싹였다.
“저에게 경의 평판을 박살 내라고 하셨을 때, 사실 쉬울 것이라고 착각했습니다. 경의 인기를 제가 과소평가했던 거죠. 박살 나는 것은 경의 평판이 아니고 여심일 것 같네요.”
여자는 웃지 않았다. 둘 사이에 흐르는 이 불편한 침묵은 최상의 파트너를 앞둔 성적 긴장감이라는 것을 에셀린은 알지 못했다.
테오필이 그녀의 허리에 팔을 걸쳤다. 겨우 옷깃이 스치고, 몸이 닿을 정도로 가까운 거리에 있을 뿐인데도 에셀린은 등줄기를 내달리는 긴장감을 선명히 느꼈다.
“……그, 너무… 가까워요.”
“영애, 나는 남녀 사이에 피어나는 뜨거운 색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연상의 노련함으로 깨우쳐 주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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