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아저씨 [독점]

위험한 아저씨

“27억. 니 애비가 겁도 없이 내 뒤통수치고 가져간 돈. 설창남, 지금 어디 있어.”
살았는지 죽었는지도 몰랐던 친부 때문에 스무 살이란 어린 나이에 막대한 빚이 생겼다.
“못 찾으면 네가 대신 갚아야 할 거야.”
“저는, 줄 돈이…… 없는데요.”
“그건 네 사정이고. 이 아저씨는 우리 베이비한테 그 돈 받아야겠는데.”
그런데 며칠 후, 더 최악의 상황에 놓이고 말았다. 
“도와주세요, 아저씨. 저 변태한테 시집가기 싫어요.”
“이 집구석은 애비나 딸이나 양심이 없네. 염치없는 것도 유전이야?”
육 회장에게 팔려 가기 직전, 희수는 그 덕분에 구사일생한다.
“계약 기간 6주. 시급 만 2천 원. 계약서 쓰자고 우긴 건 너야. 무슨 수를 써서라도 27억 다 갚아.”
돈을 갚기 위해 우여곡절 끝에 들어온 그의 집. 6주간의 더부살이가 시작되었다.
그런데.
“원래 아플 땐 잘 먹어야 낫는 거야.”
“넌 핸드폰은 폼으로 가지고 다녀? 대체 전화는 왜 안 받아서 사람 돌게 해.”
“맨날 삼각김밥 같은 거나 먹지 말고. 그러니까 매번 픽픽 쓰러지는 거 아냐.”
힘들 때 옆에서 챙겨 주는 사람한테 마음이 기우는 건 제 의지대로 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게다가 어딘지 저와 닮은 그가 자꾸만 눈에 밟히더니, 결국.
“좋아해요, 아저씨.”
채권자를 좋아하게 되고 말았다.
살벌해서 더 달콤한 나의 <위험한 아저씨>
일러스트: 메이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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