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닮은 애 하나 만들자, 우리.”
혜주의 등 뒤로 깊게 몸을 묻은 윤신이 거친 음성으로 말했다. 꽃으로 산을 쌓고 눈부신 반지를 건네며 청혼을 한 직후였다.
“사랑해, 혜주야.”
그렇게 뜨거운 고백을 터트렸던 남자는 다음 날 사라졌고 두 달만에 나타났지만,
“나 오빠 진짜 많이 기다렸어.”
간신히 입을 연 혜주에게 비아냥 가득한 비수를 꽂는 남자가 되어 있었다.
“왜? 임신이라도 했어?”
“그건 아니지만…….”
“됐네. 집안에서 들어오라셔. 이만하면 많이 놀았다고.
눈빛까지 바꿔 끼운 윤신은 성가시다는 듯 눈가를 구기며 돈을 건넸다.
“위자료라고 생각해. 대신 깔끔하게 끝내는 걸로.”
***
그리고 4년 후, 혜주는 윤신을 다시 만났다. 가르치는 반, 아이 아빠로.
금쪽이도 울고 갈 별난 아이를 키우는데 언성 한 번 높이지 않는 자상하고 잘생긴 아빠가 여윤신이란다.
그렇게 잔인하게 떠나 놓고.
“잘 지냈어?”
“가람이는 잘 지냈습니다….”
“아니, 애 말고 너.”
남자는 여전히 뻔뻔했다. 헤어진 그날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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