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사정은 있다.
하지만 그 모든 사연들이 설명될 수 있는 건 아닐 것이다.
자격 없는 공주라는 이름을 떨치고 자유가 되고 싶었던 여자와 세상으로부터 내몰린 황자.
그들의 관계는 언제나 경계 위였다.
“나는 당신과 달아날 거예요.”
그녀는 제국에 쫓기게 된 황자를 선택했고, 그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는 그녀를 위해 그 손을 이끌었다.
“우리가 나아가는 방향이 맞는 방향인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더라도 그런 얼굴 하지 마십시오.”
“…….”
“이 끝에 뭐가 있을지 몰라 두려운 얼굴 말이에요.”
그들은 서로의 습관이었다. 사랑이라기에는 거창하나 구원이라기에는 평범한 일상 같은. 맞잡은 손은 서로의 온기를 기억했다.
“이 문이 열리면, 우리는 어떤 상황을 맞이하게 될지 몰라요.”
최후의 붉은 문 앞에서, 그들은 서로에게 맹세했다.
“모르지만, 상관없지 않나요?”
“당신과 내가 이곳에 있으니까.”
잊혀진 새의 신화.
되돌아올 수 없는 선택의 기록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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