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먼 공작가의 고귀한 아가씨, 사라 블루먼은 죽었다.
영원할 것 같던 블루먼 공작가의 영광의 시대는 저물었고
그녀의 쌍둥이 오빠, 그레인 블루먼만이 살아남아 가문을 지켰다.
……적어도 모두가 그렇게 믿고 있었다.
진실은 달랐다.
사라는 가문의 재산을 지키기 위해, 죽은 오빠의 이름으로 살아간다.
남장을 하고, 절름발이였던 오빠를 흉내 내기 위해 멀쩡한 다리까지 스스로 망가뜨린 채.
몇 년 뒤, ‘블루먼 공작’으로서 사교계에 복귀한 사라의 눈앞에
과거의 인연이 나타난다.
“널 보고 있으면 자꾸 누군가 생각나.”
“…….”
“사라 블루먼. 먼저 간 네 누이 말이야. 내가 미치도록 죽이고 싶었던 그 여자.”
헤리워스 데본. 한때 사라의 ‘충직한 개’였던 소년은,
주인에게 버림받은 그날 이후 증오만을 품고 살아왔다.
증오의 대상은 이미 죽어 버렸는데도 감정은 끝내 사라지지 않았다.
어엿한 데본 백작이 된 그는, 이제 블루먼 공작을 집요하게 좇는다.
증오와 그리움으로 범벅된 눈에는 무어라 정의할 수 없는 감정이 떠올라 있었다.
“키우던 개새끼를 버릴 땐 차라리 죽여 버렸어야지.
그래야 뒤탈이 없었을 텐데. 아깝게 됐네.”
그가 가진 증오는 증오라 부르기엔 너무 뜨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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