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 폐위되는 걸 너무 억울해하진 않았으면 해요.
언니를 불행하게 만든 건 내가 아니지만, 날 불행하게 만든 건 언니니까.
황제가 된 어린 남동생이 죽고, 늘 홀대받던 이복언니가 황제가 됐을 때.
에블린은 슬프면서도 한편으론 다행이라 여겼다.
자유로워진 이복언니, 메리와 서로를 보듬으며 살아갈 수 있을 테니까.
하지만, 그것이 온실 속 화초로 자란 제 만용이었음을 곧 깨달았다.
"날 왜, 폐하께서 내게 왜! 내가 무슨 잘못이 있다고!"
"뭐, 당신 잘못이 아니긴 해. 하지만 원죄라는 게 있잖아?"
"……."
"근데 이미 죽은 자들에게 복수할 순 없으니 어쩌겠어?"
"제발!"
"대신 당신을 망가뜨릴 수밖에."
온 마음을 다 바쳤던 두 번째 삶의 끝에 에블린은 다짐했다.
메리를 몰아내고 이번에는 기필코 살아남겠노라고.
더는 물러설 곳이 없다. 더는 두려워할 것도 없다.
살기 위해 언니를 폐위시키고 직접 황제가 될 것이다.
***
"황제에게 나와의 결혼을 주청해."
작은 횃불이 일렁이며 만들어낸 그림자 속 에이든의 수려한 얼굴이 일순 굳었다.
"그리고 나와 함께 황위 찬탈에 동참하도록 해."
"……."
"답은 사흘 뒤, 이곳에서 다시 듣도록 하지."
당황해서 얼어붙은 그를 두고 에블린은 미련 없이 몸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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