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 내가 정말 사랑에라도 빠졌다고 믿었나? 천한 장사치의 딸 따위에게?”
모든 게 허무한 꿈이었다.
뜨거운 입맞춤도, 찰나의 다정이 비치는 아름다운 파란 눈동자도.
그 어디에도 진심은 없었다.
라이오넬 에드문트 발하임.
에슈발트 제국의 육군 대령이자 북부 혁명진압 사령관.
자신의 첫사랑이자 남편인 그의 마음에 사랑 같은 건 없었다.
라이오넬에게 자신은 그저 제 동생을 죽음으로 몰고 간 원수의 딸이자,
전쟁으로 돈 놀음이나 해 대는 혐오스러운 족속일 뿐이었다.
***
라이오넬은 자신을 바라보지 않는 아네스의 손을 움켜쥐었다.
“라이오넬, 그거 알아요?”
“뭘 말이지?”
“내 다리를 이렇게 만든 게 당신이라는걸요.”
라이오넬의 얼굴이 천천히 일그러졌다.
언제나 냉담하기만 했던 연청색 눈동자가 서서히 절망에 잠겨 가더니.
이내, 돌이킬 수 없는 제 잘못을 깨달은 그에게서 목이 졸린 음성이 흘러나왔다.
제일 먼저 리뷰를 달아보시겠어요? 첫 리뷰를 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