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한테 빨리 벗어나고 싶으면 애를 낳아.”
사랑이라고는 전혀 담기지 않은 눈빛이었다.
은하가 초점 없이 공허한 눈을 내리깔았다.
“그래요. 노력할게요.”
아이를 낳지 못하지만, 노력하겠노라- 그가 원하는 답을 해 주었다.
결혼식을 상상한 적이 있다. 수도 없이, 했었다.
한 걸음, 한 걸음 걸을 때마다.
그와 가까워질 때마다.
정말 모든 게 끝인 것 같아서.
“싫어도 웃어. 억지로 결혼하는 거 티 낼 거야?”
따뜻함이 결여된 목소리는 증명하지 않아도 결말을 깨닫게 했다.
“그건 태양 씨도 마찬가지예요. 좀 웃어요.”
꽃은 당연히 떨어진다지만,
당신과 내 사랑이 끝이 나지 않길 바란 적이 있었는데.
“내 아내가 된 걸 축하해.”
비로소 그와 부부가 되었다.
그렇게 부부가 되었다.
은하가 어느 때보다 밝은 미소를 지었다.
…난 슬프기보다 기뻐요.
은방울꽃잎 하나가 낙화했다.
***
“내려. 애 만들러 가야지.”
은하의 눈동자가 산산조각이 되어 부서졌다.
먼저 차에서 내린 그를 가만히 눈에 담았다.
이내 천천히 눈을 꼭 감았다가 떴다.
아이….
나는, 아이를 낳을 수 없는데.
더는…. 낳을 수 없게 되었는데.
은하가 그의 미소를 모방하며 애써 입꼬리를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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