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머신 연구소를 방문했다 불의의 사고로 고대 로마 시대에 떨어진 서펜스.
심각한 부상으로 인해 겨우 목숨만 부지한 채 한노가의 노예로 팔려 가게 되는데.
“매춘은, 싫습니다. 차라리 다른 걸…!”
“그래. 노예, 네놈이 정해. 하루에 정해진 남자 받든지, 목숨 내놓는 검투사 따위가 되든지.”
매춘을 하느니 차라리 검투사가 되는 것이 나으리라 판단한 서펜스는 검투사 노예를 자청하고.
서펜스처럼 노예로 팔려 와 모진 고초를 겪으며 수석 검투사의 자리까지 오른 ‘페록스’에게 맡겨진다.
“건방지게 굴지 마. 신참 주제에.”
골칫덩어리 서펜스를 맡은 페록스는 차갑게 선을 그을 뿐이고.
“날 굶겨 죽일 게 아니라면, 조금만 도와줘. 뭐든 시키는 대로 할게.”
“그럼, 나가. 여기서.”
그렇게 각자의 벽을 세운 채 하루하루를 버티던 어느 날,
훈련소 총관리자는 서펜스에게 앙심을 품은 이의 모종의 요청으로 신참 서펜스를 검투 경기에 내보내기로 결정하는데.
“내가 죽으면 내 목판도 만들어주고 꽃도 놔 줄 거야?”
“당신은 예외야. 골칫덩어리니까.”
“하지만 만약에라도 말이야, 기적적으로 살아난다면, 내 친구가 되어 줄래?”
그 순간, 페록스는 분명 느꼈다.
아직은 생기가 있는 눈. 죽음이 쓸고 가지 않은 눈동자.
무언가를 포기한 자의 눈동자가 아니라, 오히려 무언가를 받아들인 자의 고요함을.
“고맙다. 페록스. 죽더라도 네 은혜 잊지 않을게. 정말로.”
미래의 운명을 거슬러 시간의 미아가 된 서펜스. 그리고 시작된 그의 찬란한 사투.
몸과 마음이 상처투성이가 된 너를 위해서, 페록스라는 이름의 그 남자를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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