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한 결혼이었다.
마물이 들끓는 영지, 맛없는 음식, 가족도 친구도 없는 외로운 시간.
그리고 눈발이 날리는 겨울보다 차디찬 남편, 레이먼드.
엘로이즈는 분명 그렇게 생각했다.
“…당신이 무사해서 다행입니다.”
그녀를 구하고 죽어 가며 남편이 한 말을 듣기 전까지는.
혼란이 채 가시기도 전, 날카로운 고통과 함께 눈앞이 깜깜해졌다.
“나… 왜 살아 있어?”
눈을 뜨니 1년 전, 스물두 번째 생일로 되돌아왔다.
마물의 습격도 없었고 불탄 저택은 멀쩡했다.
그녀를 구하려다 죽은 남편도 온전히 살아 있다.
“제 생일 선물을 준비하셨을까요?”
“…미처 준비하지 못했습니다.”
‘선물, 준비한 것 같은데…?’
레이먼드를 바라본 순간, 엘로이즈의 심장이 세차게 뛰었다.
분명 싫어하는 남자였다. 그 역시 자신을 싫어한다고 생각했다.
“부인 말을 믿습니다.”
어쩌면 아닐지도 몰랐다.
그래서 엘로이즈는 이번 생엔 분명한 진실을 알아내기로 했다.
“제가 예뻐서 좋다면서요? 가까이 와서 자세히 보세요.”
“날이 참 맑고 좋네요. 같이 산책이라도 나갈까요?”
“오늘 밤엔 같이 잘까요? 우린 부부잖아요.”
그러기 위해서는 남편을 꼬셔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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