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쓴 건 기특한데 연애도 아니고 대뜸 결혼부터 하자는 건 순서가 잘못됐지.”
원하지 않는 상대와의 맞선을 피하기 위해 절박한 심정으로 부탁한 결혼.
자신과 결혼해 달라는 윤설의 간절한 부탁에 돌아온 채훤의 대꾸는 다정함 끝에 단호함을 품고 있었다.
“윤설아.”
“…….”
“너, 오빠 좋아해?”
“……네?”
좋아한다. 채훤은 제 첫사랑이자 오랜 짝사랑 상대였으니까.
하지만 본인을 좋아하냐고 묻는 채훤에게 윤설은 끝내 진심을 고백할 수 없었다.
진심을 입 밖에 내는 순간 채훤이 그대로 제 곁을 떠날 것만 같아서.
제 진심은 평생 마음속에만 묻어 두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던 어느 날, 채훤이 건넨 뜻밖의 말이 기어이 윤설의 마음을 뒤흔들었다.
“윤설아, 그냥 오빠랑 결혼할래?”
죄책감과 의무감에서 기인한 청혼이라는 것을 모르는 건 아니었다.
그래도 윤설은 채훤이 제 곁에 머물기만 한다면, 그것이 사랑이 아니라고 해도 괜찮았다.
그의 사랑까지는 바라지도 않았다. 그러나 채훤은 또다시 뜻밖의 말을 속삭였다.
“미안해, 윤설아. 내가 너를…… 사랑하고 있어.”
서로를 사랑하면서도 그 진심을 각자의 마음속에 묻어 두기만 해야 했던 채훤과 윤설.
두 사람은 끝내 봄빛 아래에서 마주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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