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처녀야?”
남자가 내게 처음 던진 말이었다.
완벽한 남자 권도혁은, 정헌재의 불량품 정해수가 감히 꿈꿀 수 없는 사람이었는데.
“난 남이 쓰던 건 못 쓰는 체질이라.”
그는 그 한마디로 사촌 언니 대신 날 선택했다.
정략결혼이라 해도 좋았다. 권도혁은 내게 유일한 구원이었으니까.
그러나-
“바로 침실로 가도 되는데….”
첫날밤, 슬리브리스 차림의 나를 내려다보던 남자의 얼굴은 한없이 무감했다.
“그런데 어쩌지. 난 불량품도 안 쓰거든.”
잔혹한 선언과 함께 우리의 결혼은 망가진 채 시작되었다.
*
도혁의 얼굴이 사납게 일그러졌다. 눈앞의 여자는 그를 돌게 만들었다.
“내 물건이 남의 손 타는 건, 더 용납이 안 되거든.”
“불량품은, 안 쓴다면서요.”
상처받은 여자의 얼굴을 내려다보는 그의 눈빛에서 진득한 욕망이 일렁였다.
“써 보니까 알겠더라고.”
이윽고 낮게 깔린 목소리가 해수의 귓가로 느릿하게 파고들었다.
“내가 불량품 취향인 거.”
도혁은 서늘하게 웃었다. 할 수만 있다면 여자의 전부를 씹어 삼키고 싶었다.
여자는 오래전 처음 본 순간부터 특별했으니까.
그래서 그는 정해수를 가지기로 했다, 어떤 방식으로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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