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신에 미친 의붓아버지의 강요로 나간 맞선 자리였다.
“……공도경?”
“공도경은 반말이고. 오빠라고 해야지, 지안아.”
지안은 그곳에서 12년 전에 헤어졌던 옆집 오빠, 공도경을 마주한다.
그는 자신에겐 아무런 이득도 없는 결혼을 그녀에게 먼저 제안하는데.
“내가 너한테 결혼하자고 했을 땐 옆집 동생하고 붙어먹을 각오까지 한 거야, 지안아.”
“…….”
“오빠가 어디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지 이제 알겠어?”
옆집 오빠에 대한 그리움도, 추억도 과거가 된 지 오래라 여겼지만.
지안은 어느새 도경에게 다른 감정을 느끼기 시작한다.
*
“지안아. 어땠어?”
“…….”
“그래서, 싫었어?”
진득한 목소리와 알코올 냄새가 적절하게 섞여 넘어왔다.
그게 지안을 뒤흔들었다.
시트에 묻혀 웅얼거리는 그녀의 목소리가 힘없이 흩어졌다.
“싫은 거 같진 않던데.”
도경의 손이 지안을 느릿하게 쓸었다.
화들짝 놀란 그녀가 급하게 움직여 봤지만, 할 수 있는 건 그다지 없었다.
“엄청 비비적거리던데.”
“읏, 잠깐……!”
“지안아, 너.”
손목을 움켜잡고 있던 그의 손이 천천히 팔을 타고 내려왔다.
부드러운 팔뚝 안쪽 살을 만지작거리는 농도 짙은 손길이 지독하게 야했다.
“나하고 하고 싶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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