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하께선 궁녀를 취하신 후 그 목숨을 거두신다.”
성군, 명군, 폭군도 아닌 귀(鬼)군.
조선 최고의 지존인 임금은 귀신에 씐 상태라고 했다.
그런데 설하의 친자매나 다름없는 금복이 귀군의 시침 궁녀가 되었다.
임금의 시침을 들기 위해 침전으로 들었던 궁녀가 살아서 두 발로 걸어 나온 일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결국 설하는 금복을 대신해 스스로를 희생하기로 결심했다.
“오늘 밤…… 금복을 대신하여 소인이…… 전하의 시침을 들면 아니 되겠사옵니까.”
어차피 설하에게는 아무도 없었다.
멸문지화를 당해 버린 가문에 그나마 목숨을 건진 후 어미의 친우였던 오 상궁으로 인해 입궁해 궁녀로 연명해 온 처지였다.
“제가 죽는다고 하여도 슬퍼할 아비도, 어미도, 아우도 없으니 전하께 목숨을 바쳐야 한다면 금복이보다는 제가 낫지 않겠습니까.”
결국 설하는 시침 궁녀가 되어 연월전 안으로 들어섰다.
이윽고, 낯선 사내의 목소리가 설하를 향했다.
“모조리 벗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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