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부였던 강나로는 죽은 뒤, 이미 엔딩이 맞이한 소설 속 세계로 차원 이동한다.
건강한 몸으로 자급자족하며 두 번째 삶을 즐기던 중, 산속 동굴에서 상처 입고 쓰러져 있는 아기 용을 발견하게 된다.
병으로 고통받던 자신의 모습이 겹쳐 보였던 나로는 망설임 끝에 아기 용을 집으로 데려와 정성껏 돌보고
‘레이’라는 이름을 지어 주며 조용한 일상을 이어 간다.
…그러나 그 평온은 오래가지 않았다.
어느 날, 아기 용이 인간으로 변하고 만 것이다.
그것도 장성한 사내로.
“나로, 오늘은 칭찬 안 해 주는 거야?”
인간이 되어서도 껌딱지처럼 달라붙는 레이와의 일상에 적응해 가던 그때, 나로에게 또 하나의 시련이 떨어졌으니.
〈국가 지정 위험 생물 – 흑룡의 알〉
[발견 즉시 제국 기사단에 신고 바람]
그리고 나로는 깨닫는다.
자신이 주워 키운 그 용이—
원작에서 세계를 멸망시킨 ‘흑막’일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
나로가 우물거리면서 얘기하는데 어째 레이의 정신이 다른 곳으로 가 있는 것만 같았다.
그는 나로의 얼굴, 정확히는 입가를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나로의 송곳니는 나랑 달라.”
“응? 아무래도 그렇지.”
레이의 외형이 인간이 되었다고는 하나 모든 부분에서 인간과 같을 수는 없을 것이다.
이를테면 저 특이한 동공도 그렇고, 레이의 말대로 그의 송곳니는 짐승의 것처럼 뾰족하고 날카로웠다.
“송곳니, 귀여워.”
“어, 그런가?”
송곳니가 귀엽다는 얘기는 처음이라 조금 웃기면서도 신기했다.
“빨아 보고 싶어.”
“……어?”
“귀여워. 빨아 보게 해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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