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1년 서울.
한양일보의 고명딸. 성벽 안의 공주 장예라에게, 입주 과외 선생이 붙었다.
“현정운입니다.”
친오라비의 동문, 타고난 수재, 대단한 족집게라나 뭐라나.
고른 눈썹 아래로 움푹한 안와, 얇은 쌍꺼풀과 선 굵은 콧대가 퍽 보기 좋게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샹들리에 빛에 반짝이는 밤색 머리카락과 밤색 눈동자였다.
“나는 퍽 엄격한 선생입니다.”
남자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음을 뒤늦게 깨달은 예라가 흠칫했다.
그러나 자신을 바라보는 눈길은 영 탐탁지가 않다.
“복종 않는 학생을 아주 싫어해요.”
도망칠 곳도 없이 시선이 맞닿았다. 겸양이라고는 없이 노골적인 시선에 꿰뚫린 가슴이 철렁했다.
그는 마치 끔찍한 것을 바라보듯 그녀를 샅샅이 관찰했다.
“그러니 협조하세요.”
“…….”
“시키는 대로 하겠다고.”
순식간 얼음물을 뒤집어쓴 것처럼 예라는 서럽게도 얼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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