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빚을 대신 갚으며 살다 죽었는데, 눈을 떠 보니 소설 속 엑스트라에게 빙의한 뒤였다.가진 것이라고는 바닷가의 폐오두막 한 채뿐이지만…….‘부업 삼아 했던 해루질을 여기에서도 써먹게 될 줄이야.’갯벌이요? 그건 제 전문이죠. 제가 한번 잡아 보겠습니다.그렇게 혼자서 잘 먹고 잘살 계획을 세우던 중, 우연히 마주친 유괴 현장에서 일곱 살 고아인 바론을 구해 주게 되는데.“나 진짜 고아원에 들어가?”“…….”저 예쁜 보라색 눈동자를 어떻게 외면하냐고. 난 못 해.그렇게 함께 살게 된 바론은 무척이나 애교가 많았다.“누나, 나 힘세.”“업어 줄 수 있어? 자기 전에 잘 자라고 뽀뽀도 해 주고.”“누나, 밖에 천둥 쳐, 무서워. 안아 줘.”엄청나게 귀여운 얼굴로 애교를 부려 대니 안 이뻐할 길이 없다.금이야 옥이야 품에 끼고 키웠더니, 이 녀석이 어느 날 혼인신고서를 가져왔다.“나 누나랑 결혼할래!”이게 바로 아들 엄마들이 일정 시기에 겪는다는 ‘나 엄마랑 결혼할래’인 건가?어림도 없는 말에 단호하게 거절했지만, 바론은 어린애 특유의 생떼를 쓰기 시작했다.“나 누나 사랑해! 결혼할 거야! 결혼 안 해 주면 나 밥 안 먹어!”……밥을 안 먹는다니 어쩌겠는가. 애 밥은 먹여야지.그래서 혼인신고서에 서명해 주었다.“네가 다 커도 마음이 변하지 않으면 그때 네 이름을 여기다 적어. 알았지?”“알았어, 누나. 내가 빨리 커서 누나 데리러 올게.”“그래, 그래.”그때까지만 해도 이 혼인신고서가 접수될 일은 없을 거라 생각했다. 미성년자의 문서는 법원에 접수조차 안 되고 이 녀석이 성인이 되려면 10년 넘게 남았으니까.아, 그게 사기인 줄은 몰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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