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월 전이더군.”
지혁의 말이 명치를 찔렀다. 그의 시선이 그녀의 배를 향했다.
그 눈빛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를 리 없었다.
“지금…… 우리 아이까지 의심하는 거 아니죠?”
“우리 아이? 그런데 뭘 보고 믿어야―”
“그만 해요! 후회할 말 하지 말라고요.”
“후회? 당신은 날 참 몰라. 현지혁 인생에 후회란 없어. 이제껏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거야. 내가 후회하는 날이 있다면 그건 내가 죽는 날이겠지!”
“보름이 아빠…… 정말 왜 그래요!”
“보름이 아빠? 그 말은 그놈한테 해야지. 안 그래요, 서다연 씨?”
“흡.”
“내가 틀린 말 했나. 아니면, 같이 자긴 했는데 아이는 내 애라는 건가.”
“그만하라고요!”
쫙—
따귀 소리가 공기를 찢었다.
“미안해요, 지혁 씨. 나도 모르게…….”
그녀의 손이 뺨을 쓸어내기 무섭게, 지혁은 매몰차게 내쳤다.
“내 몸에 손대지 마. 역겨우니까!”
*
― 증상이 생겨 침대에서 떨어지기라도 하면 큰일입니다. 꼭 보호자가 곁에 있어야 합니다.
보름이, 우리 보름이가 위험했다. 거실에는 ‘아빠가 아니라고 한’ 남자가 있다.
“지, 지혁 씨…….”
생존의 몸부림이었다. 자신을 부정한, 비정한 아빠를 향한 보름이의 외침이었다. 그러나 발소리는커녕, 숨소리 하나 들리지 않았다. 자기 아이가 아니라서 상관없다는 걸까.
“하…… 하…….”
강력한 압박이 숨통을 조였다. 뱃속에서 보름이가 발버둥 치는 것 같았다. 자신의 존재를 부정한 아빠에게 화가 나, 아이가 떠나려는 것만 같았다.
“아니야, 보름이가 잘못 들은 거야. 아빠가 널 얼마나 사랑하는데.’
다연은 가슴을 세게 쳤다. 그 충격으로라도 목소리가 튀어나오기를 바라며.
“지…….”
한 음절.
“혁…….”
또 한 음절.
다연은 마지막으로 목 부근의 가슴을 세게 쳤다.
마침내―
“지혁 씨, 살려줘요. 보름이가 위험―”
온몸의 힘을 쥐어짠 문장이 터져 나오자마자, 다연의 몸은 침대 아래로 기울었다.
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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