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를 죽인 원수인지 모른 채, 원수 손에 도구로 길들어진 배가희. 그런 가희에게 떨어진 명령.“예쁜아. 남자 하나만 홀려봐라.”“누굴 홀려야 하는데요?”“차문혁.”여태 잔잔하던 가희의 표정이 순식간에 요동쳤다.“설마…. 아니죠?”“원래 설마가 사람 잡는 거다. 하하하!”약혼자가 있는 제 상사, 차문혁을 유혹하라니.“6개월 주마. 6개월 안에 임신까지 해.”“…….”“왜? 막상 하려니 싫어?”당연히 싫지. 그럼 좋겠니.“너 그럼 내 손에 죽을래? 남자 하나 홀려서 내 손에서 벗어날래?”거절하거나 실패하면기다리는 건 오직 죽음뿐.절대적 위기와 기회가 동시에 찾아든 가희.가희는 그 기회를 잡기로 하는데.* * *“배가희 씨. 둘러 가지 말죠. 나한테 원하는 게 뭡니까.”가희의 갈색 눈동자가 보기 좋게 흔들렸다.“말해봐요. 또 모르잖아. 내가 배가희가 원하는 걸 줄지도.”예상 못 한 반응이었는지 가희는 입술만 달싹거렸다.“원하는 건 없고. 바라는 거 하나 있어요.”“…….”“제가 차문혁 씨 꿈, 이뤄드리고 싶어요.”어릴 땐 ‘문혁’이란 발음조차 쉽지 않아 ‘혀기 오빠, 혀기 오빠’ 하던 녀석이. ‘차문혁 씨’라며 정확하게 부르며 꿈을 이뤄주겠단다. 이것 참, 황송하네.“제가 차문혁 씨. 왕자님 되게 해 드릴게요.”“왕자님이라, 어떻게 말입니까.”문혁이 입꼬리가 슬금슬금 올라갔다. 어쩐지 대답이 기대되었다.“제가 인어 공주가 되어서요.”“인어 공주?”문혁의 한쪽 눈썹이 꿈틀거리며 눈빛이 서서히 가라앉았다.“저랑 딱 6개월만 만나요. 그리고 약혼자분과 결혼하시면 제가 물거품처럼 사라져 드릴게요.”“…….”“인어 공주처럼.”[일러: maybe_z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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