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평생 고대하던 혼례를 올렸어야 하는 날,
은애해 마지않는 낭군님은 내 아버지를 역적으로 몰았다.
그리고 다섯 해 후, 원수들이 내 머리를 올리는 연회에서
우리는 기녀와 손님으로 다시 만났다.
"제법 어여쁘구나. 네 이름이 무엇이냐.”
“…낙영, 이라 하옵니다.”
야속한 내 낭군님은 나를 알아보지 못하였지만….
“누가 묻거든 나와 밤을 보냈다고 해.”
한데도 나를 개떼 같은 원수들의 틈에서 지키더니.
“네가 무서워서 여길 못 떠난다. 내가 없으면 넌 다른 사내를 유혹해서 독살할 게 아니냐.”
…내가 죽이려는 원수들도 지키고?
“이 술에도 독을 탔느냐?”
“남은 독이 없어서 못 탔사옵니다.”
덩달아 내 손에 죽을까 무서워 자기 목숨도 지키고.
“이 조기는 대체 무슨 죄를 지었기에 네게 부관참시를 당하는 것이냐. 어서 젓가락을 이리 내놓고 아, 하거라.”
…내 손에 두 번 죽는 생선은 왜 지키시는지?
대관절 나를 팔아먹고 출세한 낭군님은
어찌하여 그 아까운 관직을 버리고 한량이 되어
제가 팔아먹은 여인의 곁을 맴도는 것인가.
한량 나리, 대체 정체가 무엇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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