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추적. 누기 진 어느 여름날. 장대비 내리꽂히는 우천을 뚫고 도착한 집 앞에 모르는 남자들이 우글우글 모여 있었다. 그러나 내 심장이 철렁 내려앉은 건 낯선 남자들이 우리 집 반지하 창문 앞에 모여 있어서도, 그들이 모두 섬마을 달동네에서 보기 드문 순혈 인간들이어서도 아니다.“안녕.”“…….”“네 친구들이야? 우리가 밖으로 건져 냈을 땐 다 익사한 뒤였어.”시체가 있었다. 양 수인 넷과, 소 수인 둘, 사슴 수인 셋의 시체. 들고 있던 장거리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빗물이 내처럼 흐르고 있어서 철퍽하는 젖은 소리가 났다. 정장 입은 남자들 가운데 유일하게 우산을 제 손으로 들고 있지 않던 남자 하나가 말했다.아, 너 여기 사는 애구나?***“그거 알아? 사랑이랑 미움이 한곳에 있는 단어를 애증이라고 한대.”내가 마디숨을 할딱이는 사이, 다시 발목을 그러쥔 염해성이 나긋나긋 말을 이었다.“난 평생을 그 단어에 빠져서 죽을 것 같았는데…….”물속에 있는 것처럼 숨이 찼다. 시야도 흐렸다. 히끅, 히끅. 생존을 위한 딸꾹질이 밭게 나왔다.“그런데 여름아, 네가 이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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