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체가 없으면, 죽었다고 할 수 있나.”
낡고 허름한 3층 사무실.
밀린 방세 독촉을 피해 숨어 있던 시엘라에게 제국에서 가장 위험한 남자, 카헬 베를루스 공작이 찾아와 던진 첫마디였다.
한때는 유능한 정보원이었으나, 지금은 의뢰 한 건 없는 파산 직전의 신세.
공작은 마치 그녀의 실력을 시험하듯 번뜩이는 눈빛으로 시엘라를 응시한다.
“손님도 죽었다고 생각하지 않고 계시잖아요?”
그녀의 답이 마음에 들었던 것일까.
공작은 시엘라를 전속 정보원으로 고용하며 결코 가볍지 않은 의뢰를 맡긴다.
3년 전 사라진 백기사단 제1기사, 엘로아 스펜서의 흔적을 찾아라.
이미 모두가 슬픔을 딛고 일어난 시간, 3년.
정작 그녀의 약혼자였던 친우조차 이미 마음을 추슬렀는데,
대체 왜 공작은 제 여인도 아니었던 그녀의 뒤를 이토록 미친 듯이 쫓고 있는가.
“그녀를 찾으면, 내 손으로 직접 죽일 것이다.”
금단의 사랑? 복수? 혹은 광기 어린 집착?
이유를 알 수 없는 의뢰를 파헤칠수록 시엘라에게 낯선 기억의 파편들이 날아들기 시작하고,
점점 짙어지는 불길한 예감 속에서 그녀는 마침내 깨닫는다.
공작의 이 지독한 집착이 향하는 끝이,
어쩌면 시엘라, 바로 자신일지도 모른다.
제일 먼저 리뷰를 달아보시겠어요? 첫 리뷰를 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