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부터는 주변을 조금씩 정리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서정의 CT 사진은 6개월 전과 비슷했다.
그 이상 치료받아도 나아지는 게 없다면 깔끔하게 포기하기로 마음먹었으니…….
“남편분께는 정말 말씀드리지 않을 생각이십니까?”
“네.”
정리해야지.
남편에게 이혼을 요구해야 할 때였다.
* * *
“이혼하자.”
죄책감으로 맺어진 인연.
그게 우리가 결혼한 이유이자, 헤어져야 하는 이유였다.
“용건은 그게 단가.”
“응.”
“미안하지만 안 되겠는데.”
차서정은 마땅히 제 곁에 있어야 했고, 변함없이 저를 사랑해야 했다.
그게 계약서에 명시된 의무든, 지독한 죄책감이든 상관없었다.
계약 결혼을 받아들인 그 순간부터 차서정은 그래야 했다.
“당신 왜 이래? 갑자기 왜 이러냐고. 결혼으로 낭비한 당신 시간까지 내가 배상하겠다잖아.”
“네가 거슬려.”
그의 나직한 음성이 서정의 절규에 가까운 목소리를 집어삼켰다.
이윽고 저항할 새도 없이 입이 막혔다.
“지금 뭐 하는…….”
“뭐 하긴.”
주헌의 느릿한 시선이 그녀의 입술에서부터 일렁이는 눈동자로 비스듬히 올라갔다.
“이혼 통보 당하는 뭣 같은 상황에서도 평소처럼 너한테 흥분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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