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번째 남편

네 번째 남편

“자혜 씨는 앞으로 그냥 내 아내 역할에 충실하면 됩니다. 그러다 보면 언젠가는 끝나겠죠, 우리 계약도.”

남자를 만난 지 고작 한나절. 그러나 자혜는 그가 만들어 내는 웃음이 진짜가 아니라는 것 정도는 이제 알 것 같았다.

직시하는 눈동자가 뜨겁게 느껴졌을 뿐, 짙은 눈썹 아래의 눈매는 사납기 그지없었으니까.

마치 지난 세월을 방증하듯 일부러 몸에 새겨 넣은 무수한 흉터처럼.

“그래도 사람 면전에 두고 등까지 돌리는 건 예의가 아니지 않나. 그렇게 역겹습니까?”

그의 몸이 작게 부풀었다가 가라앉았다. 뱀이 뒤덮은 허벅지에 반해 깨끗한 엉덩이 위로는 보조개 같은 것도 움푹 패었다. 자혜는 그를 힐끔거리며 답했다.

“……관심 없어요. 역겹지도 않고요.”

계약 기간은 1년. 청금당을 벗어나기 위해 선택한 시간. 앞으로 더한 짓도 할 텐데 이쯤이야 아무렇지도 않았다.

어차피 그는 결국 자혜의 손에 죽음을 맞을 운명이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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