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 명가 악튜러스 공작가의 막내, 에반젤린은 결심했다.
"이딴 가문은 그냥 망해 버리라지!"
치유 이능이 없다며 구박받는 건 이제 지긋지긋했다. 때마침 좋은 방법도 떠올랐다.
그건 바로 가문의 원수이자 라이벌, 암흑 명가 라스테반 공작가로 가출하는 것.
그리고…….
"제물이 되자. 실험체도 좋아."
이 한 몸 바쳐 애지중지하는 이능의 비밀을 까발려 버리는 거다,
가족들이 혐오해 마지않는 라스테반의 손에!
“땅을 치고 후회해 봐라! 그런다고 내가 돌아가나!”
그렇게 산 넘고 물 건너 도착한 라스테반가.
그곳에는 예쁘지만 어딘가 이상한 공작님이 있었다.
“난 튼튼하고 똑똑한 제물이 좋아. 의식주는 제공해 주지. 할 수 있겠나?”
“물론이죠!”
그렇게 예비 제물이 된 것까지는 좋았는데…….
"그쪽 때문에 우리 솜털이 눅눅해졌던데. 후환은 각오하고 벌인 일이겠지?"
무기력한 줄 알았던 공작님은 왜 이렇게 극성이고.
"약속해 줘, 이브. 내가 죽는 날까지 내 곁에 있어 주겠다고."
라스테반의 유일한 후계자, 리겔은 왜 이렇게 눈에 밟히며.
"뭐야, 이 반짝이는? 내가 배운 건 흑마법인데……."
난 왜 이렇게 다 잘하는 건데?
……이러면 너무 아깝잖아!
죄없는 머리카락만 쥐어뜯던 에반젤린이 결국 본심을 외쳤다.
“나 이제 제물 안 할래!”
마침내 터져 나온 항복 신호에, 남몰래 엿듣고 있던 라스테반들이 씩 미소 지었다.
"라스테반에 어서 와, 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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