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은 물빛으로 온다 [단행본]

죽음은 물빛으로 온다

“비정령사인 쌍둥이는 정령사인 쌍둥이를 죽인다.”
​예언은 틀렸다. 동생은 나를 죽이지 않았다. 동생의 목숨을 양분 삼아 피어난 물빛 머리카락을 마주할 때마다 나는 깨닫는다. 동생을 죽인 것은, 살아남은 나라는 사실을.
​사랑받았기에 도망쳐야 했던 나는 스스로를 유폐하기 위해 보육원이라는 이름의 사육장으로 걸어 들어갔다.
​“뭐라고 불러도 좋으니 제발 내 이름만은 부르지 마.”
​이름이 불리는 순간, 나는 다시 그 비릿한 선혈이 튀던 백색의 검사장으로 송환된다. 끊어질 듯 이어지던 동생의 마지막 호명 속으로.
​그곳에서 나를 닮은 두 괴물을 만났다. 부모에게 미움받기 위해 스스로의 살점을 찢어 증오를 기록하는 쌍둥이 형제. 선택의 여지도 없이 파괴된 나와 달리, ‘버려짐’조차 선택할 수 있었던 그들에게 나는 생경한 살의를 느꼈다.
​“내가 너희 부모를 죽여줄게.”
​이것은 동생을 죽인 시스템을 향한 복수인가, 아니면 아무것도 선택하지 못한 채 죽어간 나의 낙원을 향한 조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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