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한 독이었어. 너를 위한 유일한 구원.”
동생의 숨을 끊자마자 찾아온 뒤늦은 기적.
식어버린 육신에 쏟아부은 신성력은 대지를 무너뜨리는 맹독이 되었다.
동생을 죽이고 세상을 망가뜨린 대죄인 유릴은 썩어가는 세계수 아래 유폐된다.
그 부패한 낙원의 중심에서, 자신과 닮은 파멸의 거울 ‘루’를 마주한다.
가장 사랑하는 사람에게 용서받을 권리를 박탈당한 채
매일 오후, 기억의 잔상 같은 하얀 우유를 버리며 마모되어 가는 두 사람.
“우린 결코 용서받지 못할 거야. 그래서 우린 동류지.”
닿을 수 없기에 비로소 완벽해지는 죄악의 기하학.
부서진 낙원의 잔해를 수집하는, 지독히도 아름답고 처절한 유예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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