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결혼, 선생님이 해 주세요.”
맞선남의 사촌 형이자 선생님이었던 권주헌에게 계약결혼을 제안했다.
“그러니까 지금 사촌의 맞선녀를 가로채는 걸로도 모자라, 내가 가르쳤던 제자랑 붙어먹는 개새끼가 되라고.”
당차게 승부수를 던졌던 것도 잠시, 지나치게 적나라한 말에 유민은 순간 말문이 막혔다.
“유민아.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애랑 뒹구는 게 이 선생님한테 무슨 재미가 있겠어. 응?”
나긋한 어조와는 어울리지 않는 냉담한 말이 유민의 가슴 왼편을 따끔하게 찔렀다.
하지만 그냥 이렇게 기회를 날릴 순 없었다.
“아무것도 모르지 않아요, 저. 재미있게 해드릴게요. 지루하실 일 없게.”
나직이 웃음을 터트린 주헌의 눈에 이채가 돌았다.
“그래. 이렇게 보니까.”
“아…….”
연약하게 벌어지고 만 입술이 단단한 손끝에서 여린 꽃잎처럼 이지러졌다.
“못 할 것도 없을 것 같네.”
주헌이 느슨히 입매를 휘며 덧붙였다.
“이 입으로, 나한테 선생님 소리만 안 하면.”
입술을 놓은 커다란 손이 여린 뒷목을 넉넉하게 감싸 쥐었다.
“그럼 우리, 일단 호칭 정리부터 다시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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