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이 막히는 표현 중 하나가 “오래 살면 미친다”다. 나이 120살인 노인은 미치고, 20살 백수는 안 미친다는 건가. 사람의 심리 상태를 아무런 고찰 없이, 그냥 관성적으로 이럴 거라고 단정해 버린다.

저런 표현을 쓰면 독자가 “이 작가는 오래 산 존재에 대해 충분히 고민하고 상상해봤구나”라고 느낄 거라고 생각한 건지 모르겠다. 현실적으로는 그냥 생각 없이 썼다는 인상만 남는다.

계속 등장하는 (?)도 거슬린다. 자기가 어떤 표현을 쓰고 싶은지 스스로 고민조차 안 한 느낌이다. 아니면 개그로 쓰는 건가. 20년 가까이 학교생활을 하면서 저런 식으로 레포트를 제출해 본 적이 있는지 묻고 싶다.

전체 표현 수준이 중학생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다. 너저분한 인물 심리를 독백으로 줄줄이 늘어놓는 건, 그저 글 분량을 채우기 위한 저렴한 방법일 뿐이다. 저걸 검수하면서 정말 괜찮다고 생각했는지 의문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