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창장문인

점창장문인 완결

<점창장문인> 지금으로부터 이십 오 년 전의 일이었다. 흡사 낙방수재(落榜秀才)와도 같이 온 몸에 궁때가 가득 흐르는 약관의 서생(書生) 하나가 어느날 점창산(點蒼山)의 동쪽에 있는 이해(?海)의 호숫가에 이르러 여장(旅裝)을 풀었는데, 마치 심한 중병(重病)에 걸려 있는 사람처럼 안색이 좋지 않았고 두 눈에도 총기가 보이지 않았다.
이윽고 그 호숫가에서 정착을 하고 부근에서 처녀를 맞이하여 혼인을 했는데, 십 년이나 살다가 귀천했다.
사람들은 그의 생전의 재주가 상당히 비상(非常)한 것이었기 때문에 이를 애석하게 여겼지만, 다시 십 년의 세월이 흐른 후에 그 부인마저 세상을 떠나게 되자 점차 그들에 관한 생각을 하지 않게 되었다.
따라서 그 곳에 역시 불치(不治)의 병에 걸린 서생의 아들 하나가 자라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어버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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