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1루를 밟을 때까지> 한때는 1억 엔의 연봉을 받으며 제4선발로서 당당히 선발진의 한 축을 담당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그렇게 유명하지도, 성적이 뛰어나게 좋지도 않은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중간 계투 가와바타 마사시. 부상으로 포스트 시즌에는 출장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올 한 해 뻥 뚫린 불펜의 구멍을 막으며 120% 좋은 활약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그에게 전해진 건 냉정한 전력 외 통고와 아내의 이혼 통보였다. 실낱같은 희망을 안고 나간 트라이아웃에서 한신 타이거스의 눈에 띄어 구두 계약을 맺었지만 이마저도 한국의 마무리 투수 오승환에 밀려 물거품이 되고, 가와바타는 끝내 삶의 전부였던 야구를 그만두어야만 하는 상황.
그때 난생 처음 들어 본 한국의 구단으로부터 전화가 온다. 내년 1군 진입을 앞두고 외인 투수를 영입하기 위해 가와바타에게 연락을 해 온 팀은 강원도 춘천에 둥지를 튼 신생 팀 엑스팩터 네뷸러스. 이국의, 그것도 아직 1군 진입도 못 한 신생 팀에서 야구를 하는 것이 영 내키지 않았던 가와바타는 이를 거절하려 하지만 가와바타의 삶을 뒤흔들어 놓은 어떤 일을 계기로 결국 한국행을 결정하게 된다.
그러나 기껏 굳은 결심을 하고 입단하게 된 엑스팩터 네뷸러스는 열악한 환경에 더해 내년에 진짜 1군 진입을 할 수 있을지 없을지도 알 수 없는 아슬아슬한 상황에 놓여 있는데.......
자신의 이름을 건 야구를 하기 위해 다시 한 번 마운드에 선 가와바타 마사시. 모두가 한계에 다다랐다고 말하는 남자의, 아직은 끝을 알 수 없는 도전과 극복, 재기의 이야기.
Fort LV.8 작성리뷰 (7)
보다시피 스포츠물 그중에서도 야구가 소재, 다만 요즘 넘치는 현대 판타지라기 보다는 문학소설에 가깝다.
주인공은 특별한 능력없이 방출당한 중계투수고, 한국어조차 하지못해 같은 팀 동료 포수 김헌의 도움으로 소통한다. 투수로서 공을 던지면 던질수록 4년전 수술 받았던 팔꿈치에도 말썽이 생긴다.
하지만 가와바타는 포기하지 않는다.
나는 글재주가 없어 멋진 리뷰를 쓰지 못하지만 말하고자 하는건 하나다.
이 작품은 웹소설이지만 그냥 웹소설로만 치부할수 없다.
마지막으로 감명 깊었던 대목을 소개하면서 마무리하고싶다.
이름을 건 야구.
그건 마약과 같은 것이었다.
아무리 힘이 들어도, 쓰러지기 일보직전인 순간에도 누군가가 내 이름을 부르면 힘을 낼 수 있었다.
관중들의 함성이 천둥처럼 울려 퍼지는 도쿄돔에서도 단 한사람이 부르는 내 이름이 귓가를 파고든다.
내 이름을 등에 지고, 내 이름을 걸고, 내 이름을 외치는 사람들을 위해 뛰는게 프로야구다. 그것은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에게는 막연한 동경이지만 그 맛을 본 사람에게는 평생 잊을 수 없는 기억이다.
주인공이 네뷸러스로 떠나기 전의 독백이다. 남들에겐 어떨지 모르지만 나에겐 이 대목이 가장 인상깊었다. 내 이름을 걸고 하는것. 나도 이런 느낌을 이 소설을 통해서나마 간접적으로 느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