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도대종사

흑도대종사 완결

<흑도대종사> 진시(辰時) 초. 사계(四季) 중 춘하추(春夏秋)의 삼절(三節) 중 하나라면 이 시각에 어두울 리 없을 것이나 동절(冬節)이라 그리 밝지 않았다.

여명(黎明). 동틀 무렵, 한 흑삼문사(黑衫文士)가 산자수명(山紫水明)한 도화진(桃花鎭)으로 들고 있었다. 등에 검은 천으로 싼 길쭉한 물건을 지고 있는데, 나이를 알아보기 힘든 용모였다. 추악하게 일그러진 얼굴, 절벽 위에서 떨어진 듯 마차바퀴에 깔린 듯 오관이 제 형태를 이루지 못하고 있어, 보기에도 구역질이 날 정도였다. 그러나 일그러진 눈두덩 사이로 빛나는 눈빛은 너무도 강렬했다. 그는 바람을 가르며 치달렸다. 어찌나 빨리 나아가는지 설원위로 선 하나가 그어지는 듯했다. 축지성촌(縮地成寸)을 능가하는 육지비행술(陸地飛行術)이 아니라면 그렇듯 빨리 움직이지 못할 것이다. 그는 손에 작은 꾸러미 하나를 들고 미소를 짓고 있었다.

'후후, 오화사탕(五花砂糖)을 건네받고 좋아할 설유(雪儒) 녀석 생각을 하니…… 그 지독한 늙은이와 십만초(十萬招) 싸운 데서 오는 내상(內傷)이 다 낫는 듯하군.'

흑의문사는 지리에 아주 익숙한 듯했다. 그는 절정의 고수자라도 감히 펼치기 어려운 육지비행술로 한 번에 수십 장씩 치달려 도화(桃花)가 설계(雪界)에 가득한 마을 가까이 이르자 달리는 속도를 늦추기 시작했다. 그는 눈보라로 유린당한 주변을 바라보며 아주 감개무량한 표정을 지었다.

'이번에만은 돌아오는 것을 자신하지 못했었다. 백절마제는 정말 감당하기 힘든 상대였다. 구파지존(九派至尊)을 죽이고 다니는 가운데 무상마경(無上魔經)에 통달해 그를 이겼지, 그 이전이었다면 그의 무수한 초식 변화에 제압당했을 것이다.'
그는 마을로 들어서며 신법을 완전히 늦추었다.

"후후, 황산 근처에 모인 자들이 수만이었으나 내가 이곳으로 왔다는 것을 아는 자는 없으리라. 놈들의 추적을 떨어뜨리기 위해 일부러 삼천 리(里)를 돌아 이곳으로 왔으니까!"
그는 중얼거리며 사탕 봉지를 슬쩍 쳐들었다.

"설유 녀석이 이것을 맛있게 먹을는지 궁금하군. 녀석의 병고(病苦)가 해를 더할수록 심해지기만 하니……."
그는 미끄러지듯 움직였다. 그가 마을 어귀로 접어들었을 때, 언제 나타났는지 그의 뒷모습을 보며 고개를 끄덕이는 백의복면인 하나가 있었다.

'갈노괴(葛老怪)의 예측대로군. 놈이 군검회(群劍會)의 추적을 따돌리기 위해 먼길을 돌아올 것이라는…….'
백의복면인은 흰 안개로 몸을 감춘 채 흑의문사의 뒷모습을 응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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