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행기

독행기 완결

<독행기> [본문 미리보기]

* 제1장 타락한 英雄들!

술(酒)!
그는 아침에 눈을 뜨면서 술을 찾는다.
그리고 그가 잠자리에 누울 때는 항상 이성(理性)을 가눌 수 없을 만큼 만취(滿醉)해 있는 상태였다. 술은 그가 평생을 마셔도 될 만큼 창고에 쌓여 있다. 기분이 좋아도 술을 마셨고, 침울하거나 몸이 좋지 않을 때도 술을 마셨다.
비가 오는 날도 마셨고, 눈(雪)이 쌓였을 때도 마셨다.
마시는 술(酒)의 종류도 매일 달랐다.
귀주(貴州)의 모태주(茅台酒).
노주(盧州)의 대맥주(大麥酒).
경지(景芝)의 고량주(高粱酒).
강남(江南)의 화조주(花調酒)…….
그가 마시는 술은 모두가 구경하기 힘든 천하의 명주(名酒)들이다.
술은 그의 인생의 전부이자, 삶의 유일한 의미였다.
어쩌면 그가 살아서 숨쉬고 있는 이유도 그 옆에 술이 있기 때문이리라.

한 잔의 술과 그리고 잘 익혀진 곰발바닥의 안주.
옆에는 두 명의 아름다운 여자가 그의 술시중을 든다.
두 여인은 모두 매미날개 같은 짧은 나삼(羅衫)을 걸치고 있었다. 풍만한 몸의 굴곡이 그대로 드러나보이는 도발적인 옷차림이었다.
한 여자가 그에게 술을 먹여 주면, 또 한 여자는 안주를 들고 그가 안주를 받아먹을 때까지 경건한 자세로 기다리고 있었다.
술을 마시지만 그는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았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모습으로 술을 마시는 이 사람.
나이는 대략 오십여 세. 반백의 머리는 흐트러져 얼굴을 반쯤 가리고 있다. 주독(酒毒)이 올라 있는 얼굴은 선(線)이 굵고 뚜렷했다. 특히, 부리부리한 호목(虎目)과 융준(隆準)한 콧날은 강한 인상을 주었다.
얼굴만 놓고 본다면 결코 제왕(帝王)의 풍도(風度)에 부끄럽지 않다.
또 한 잔의 술을 권하는 여인의 얼굴을 바라보며, 언뜻 그의 얼굴에 고뇌의 그림자가 스쳐갔다.
세상의 고통과 번민을 송두리째 간직한 사람처럼 그의 입술에서 한숨 섞인 탄식이 흘러나왔다.

― 나는 누구인가?

두 여인은 돌연한 물음에 당혹했다.
두 여인이 잠시 말이 없자, 그는 고개를 들어 푸른 물이 금방이라도 쏟아질 것 같은 하늘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내 기억 속에는 아무것도 없다."

초점을 잃은 그의 눈빛은 꿈을 꾸듯 몽롱했다.

"내가 누구이며, 왜 이곳에서 너희들과 함께 술에 파묻혀 살고 있는지 아무것도 모르겠다."

그는 옆에 쌓여진 술통들을 가리켰다.

"그리고 저 천하명주(天下名酒)는 어디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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