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받을 수만 있다면. 악마에게 영혼이라도 팔 수 있을 텐데.”
가슴이 뻥 뚫린 듯한 공허함에 주절주절 혼잣말을 중얼거리는 순간, 기다렸다는 듯 나타난 의문의 존재.
사랑스러워 미치겠다는 눈으로 바라보던 그의 눈동자에 조금씩 열기가 스미기 시작했다. 변화를 느낀 그녀가 휙, 고개를 들어 그를 쳐다봤다.
“이건, 왜 또 이러는 거죠?”
그녀의 물음에 그가 멀뚱하게 답했다.
“그대가 이렇게 만들었는걸.”
그녀가 억울하다는 듯 발끈했다.
“저는 아무 짓도 하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꽉 물고 내어주지 않았으면서.”
그가 아래를 향해 슬쩍 고갯짓을 했다. 그녀는 뭔가 억울한 기분이 들었다.
“책임져야 할 것 같지?”
능청스러운 물음에 그녀가 눈썹을 세우자 그가 재차 다그치듯 말했다.
“책임져 줄 거지?”
그리고 덧붙였다.
“나는 아무것도 모르는, 순결한 악마니까.”
씨익. 그의 입술 끝에 사악한 미소가 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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