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서의 정원

비서의 정원 완결

“1분.”
자동차 안은 따뜻했다.
추운 곳에서 들어온 그녀의 몸이 삽시간에 녹을 정도로.
하지만 그 따뜻한 공기마저 얼려버릴 것 같은
서늘한 목소리가 그녀의 피를 차갑게 식게 만들었다.
“날 설득할 시간.”
다시 흘러나온 목소리에 그녀의 두뇌는 빠르게 회전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10초의 시간이 그냥 흘러갔다.
또 10초.
그는 손목시계를 확인했다.
어두운 곳에서도 그 시계가 엄청난 명품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40초.”
남은 시간, 40초.
하지만 민영은 서두르지 않았다.
그녀에겐 많은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불필요한 말들로 시간을 채우느니
강성준의 마음을 움직일 결정적 한 마디가 낫다.
그 문장을 찾아야 했다.
그리고.
“여자로서의 삶을 버리겠습니다.”
민영의 입가에 자신만만한 미소가 번졌다.
“저를 채용하는 그 순간부터 제 모든 시간은 전무님의 것입니다.”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칠 준비가 되어있는 비서, 서민영.
“서 비서는 잊고 있는 모양인데…….”
그의 나직한 목소리가 불길하게 들려온다. 그리고.
“나도 남자야.”
그녀의 심장이 ‘쿵’하는 소리를 내며 나락으로 떨어졌다. 그가 웃는다. 이 와중에.
보스의 커밍아웃!
“그럼 넌 해고야.”
민영의 눈이 커졌다. 그의 입은 휘어졌지만 눈은 진지했다. 그가 다시 통고했다.
“이 방을 쓰던지, 아니면 백수가 되던지. 둘 중 하나를 선택해.”
강성준, 남자를 선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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