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뜨겁게 외전 [단행본]

이토록, 뜨겁게 외전

긴 시간을 함께한 그들 앞에 나타난 느닷없는 이별. 
떠나간 수연을 원망했지만, 다시 만난 순간. 
헤어졌던 세월이 무색할 만큼 정현의 가슴 속에 침잠해 있던 사랑이 수면 위로 뜨겁게 떠올랐다.
“지금 뭐하는 거야?”
“그냥, 위로랄까?”
“위로?”
촉하고 가볍게 닿았던 입술이 순식간에 수연을 집어삼켰다.
붉은 입술을 찾아 머금은 그가 닫힌 입술 사이를 집요하게 두드렸다.
진득하게 들러붙었던 입술이 촉촉한 소리를 내며 겨우 떨어졌다.
“지금은 어때? 조금은 위로가 되었나?”
욕망에 사로잡혀 번들거리는 황금빛 눈동자를 보며 수연이 혀끝으로 입술을 핥았다.
“아니. 부족해. 이걸론 어림도 없겠는걸.”
“이런, 욕심쟁이 같으니라고.”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나왔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왠지 밀어내고 싶지 않았다. 그가 약속하는 위로를.
“그런데 이건 분명히 해 두자. 내가 먼저 꼬드기긴 했지만. 멈추지 말고 더 가자고 한 건 너라는 거. 그리고…….”
“그리고?”
“도중에 멈추는 건 반칙이야. 이젠 울어도 안 놔줄 거니까.”
다디단 수연의 안을 구석구석 헤집으며 정현은 그녀의 모든 것을 집어삼켰다.
제 어깨를 파고드는 수연의 손을 잡아 입을 맞추며 정현이 읊조렸다.
“놓지 마. 이렇게 그냥 꽉 붙들고 있어. 무슨 일이 있어도 다시는 이 손, 놓지 말아.”
음습하고 뜨거운 열기가 적막한 방 안을 가득 채웠다.
과거와 이별하기 위해 맺은 엉뚱한 계약이 세상에 다시없을 뜨거운 약속이 되어 돌아왔다.
이토록, 뜨겁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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