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부와의 승계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 윤성은 여러모로 도움이 될 은수와의 정략결혼을 결심한다.
그런데 맞선에 나온 은수가 사랑하지 않는 사람의 아이는 낳을 수 없다고 선언하고.
지분확보가 절실한 데다가 이미 은수에게 관심이 생긴 윤성은 은수가 저를 사랑하게 만들겠다는 원대한 목표를 품고 그녀가 내건 조건을 모두 수용한다.
은수는 점차 한결같은 윤성에게 마음이 흔들리면서도, 그가 자신의 과거를 알게 될까 봐 두려워 마음의 문을 쉽게 열지 못하는데…….
***
은수가 언제 그랬냐는 듯 미소를 싹 거두고 진지하게 말해, 윤성은 무의식중에 몸을 곧추세웠다. 묘한 긴장감이 돌면서 싸한 기운이 느껴졌다. 윤성은 굳은 얼굴로, 천천히 벌어지는 붉고 도톰한 입술을 응시했다.
“저는 사랑 없는 정략결혼은 해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의 아이는 낳고 싶지 않아요. 그러니 아이는 바라지 말아요. 낳지 않을 거니까. 그것마저 수용할 수 있으면, 결혼할게요.”
“그것도, 접수.”
“받아……들이겠다고요?”
당황한 은수의 눈꺼풀이 잘게 경련했다. 원하던 대로 상황이 흘러가지 않자, 고아한 얼굴에 당황한 기색이 확 번진다. 가장 강력한 패를 던졌는데도 상대방에게 흠집조차 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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