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뭐...”
당황해 어쩔 줄 모르는 스토커의 소리가 공기 중에 채 울려 퍼지기도 전에 무지막지한 살 부딪히는 소리와 함께 스토커가 바닥으로 나가떨어졌다.
“이 쓰레기...”
억눌린 최상의 목소리가 이빨 사이로 낮게 울려 퍼졌다. 강한 이가 맹수의 그것처럼 당장 그 남자를 뼈째 아작아작 씹어 먹을 듯이 으르렁거리는 소리였다. 듣는 것만으로도 소름이 돋는 살기가 담긴 소리였다.
그는 성큼성큼 걸어가 쓰러져 있는 남자의 멱살을 잡고 질질 끌어서 안면이 있는 형사에게 넘겨주었다.
“스토커. 납치, 강간 미수. 살인 미수까지 넣어주십시오. CS 엔터테인먼트 소속 여배우를 해하려고 했습니다. 크게 소문나지 않게 조사해 주시고 처넣어주세요. 자세한 증거는 변호사를 통해 바로 보내도록 하겠습니다. 딜란, 나머지 알아서 처리해.”
“알겠습니다.”
수석 비서인 딜란과 짧게 눈을 맞추고 그가 룸 문을 닫았다.
‘이 몸을 누구 마음대로 그런 새끼에게 보여줘? 누구 허락을 받고 여길 와?’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속을 꾹 눌러 삼키고 그에게서 나온 목소리는 낮고도 침착했다.
“민윤아 씨.”
건조한 목소리였다.
“괜찮습니까?”
지독하게 정중한 말투여서 더 수치스럽게 느껴졌는지도 모른다. 평소와 다름없는 그의 말투였지만 귓구멍으로 파고드는 파장이 심장까지 꾹꾹 짓누르는 거 같았다.
“괜찮은 거 맞습니까?”
“네!”
‘괜찮기는 뭐가 괜찮아? 남자 따라 룸에 들어오면서 이런 일이 생길지는 생각지 못했겠지. 세상이 다 너 같은 줄 알아? 남자가 다 개새끼라는 걸 대체 어떻게 해야 알아듣겠느냐고?’
겉모습과는 다른 그 남자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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