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스러미

거스러미 완결

“내가 선배를 좋아해.”
고백하는 재이의 시선은 곧았고, 해준의 귀는 붉어졌다.
“미안.”
해준은 거절을 하면서도 기어코 재이의 손을 붙잡아 당겨,
거스러미를 뜯어 피가 번지는 재이의 손가락에 습관처럼 반창고를 붙여 주었다.
재이는 이번에도 마음 는 글렀다고 되뇌었다.
팀 개편은 재이와 해준을 같은 팀으로 묶어 버렸고,
새로 온 팀장 도혁은 첫날부터 재이에게 경고한다.
“회사에선 사적인 감정 배제하고 일만 해 줬으면 합니다.”
“네? 당연한 거 아닌가요?”
“차 주임이 서 대리한테 고백하는 거, 들었습니다.”
이번에는 정말로 다 접고 홀로서기 하겠다는 재이의 다짐이 무색하게,
도혁과 해준, 두 남자가 재이에게로 다가서기 시작하는데.
***
“이렇게 팀원에게 헌신적인 분이신 줄은 몰랐습니다.”
해준이 도혁의 손에서 팔을 빼냈다. 해준이 뒤돌아 가려 하자 도혁이 입을 열었다.
“팀장이라서가 아닙니다.”
해준이 빳빳하게 굳은 얼굴로 도혁을 돌아봤다. 
“내가 차 주임을 좋아합니다.”
해준의 눈이 흔들렸다. 도혁의 눈은 흔들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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