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를 죽음으로 내몬 의붓형에게 복수하려는 범연. 그런 그에게 제법 쓸 만한 남자가 나타난다. 부회장의 부인과 부적절한 관계를 갖던, 호스트 제비다. 복수에 이용하기 위해 그를 협박하지만, 의외로 제비는 유능하게 재벌가에 떠도는 소문이나 남들은 잘 모르는 이야기를 곧잘 가져와 범연을 돕는다. 그러던 중 제비에게 의붓형이 탐내던 나이츠 투자회사의 대표가 게이란 정보를 듣게 된 범연은 그 대표와 거래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고 찾아가는데…….***“거래하고 싶은데.”“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있어요?”“내 몸.”“하하하.”남자가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듣는 사람도 시원하게 느껴질 정도였지만, 이미 그쪽에 관심을 끊고 술로 입술만 적셨다.“그래요. 그럼 제가 어떤 걸 요구해도 따르시겠다는 거지요?”“목숨을 위협하는 게 아니라면. 또한, 내가 할 수 있는 선이라면.”“그거야말로 제가 원하는 것이지요. 좋아요. 그렇게 하도록 하지요. 자 그럼, 이제 눈을 감으세요.”눈꺼풀 위를 무언가가 덮었다. 안대였다. 어둠이 더욱 깊이를 더했다. 잠시 멀어졌던 손이 다시 다가와 뺨과 귓가를 스치고 지나갔다. 양쪽 귀에 끈이 걸렸다. 남자가 머리를 감쌌다. 안대 위에 또 다른 무언가가 덧씌워지고 뒷머리가 마저 단단하게 고정되었다.안대……. 그리고 이건, 넥타이다.잠시 침묵이 흘렀다. 인기척도, 숨소리도 고요했다.앞에 있는가. 아니면 어디론가 이동을 했나.남자의 행적을 찾아 고개를 돌리는데 턱이 붙들렸다.“예상했던 대로야. 먹음직스럽게 생겼다, 했어. 처음부터.”기분 탓인지 남자의 목소리는 아까보다 더 낮고 서늘하게 변해 있었다.[본 작품은 15세 이용가로 재편집된 작품입니다.]
제일 먼저 리뷰를 달아보시겠어요? 첫 리뷰를 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