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현

수현

사나운 칼과 냉정한 마음을 지닌 근엄하고 강직한 무관과 그를 따라나선 각시도령의 험난하고 심란한 여정.“우리 통성명이나 합시다. 어찌 됐든 먼 길을 함께 가는 길동무인데, 이름 정도는 알아야 하지 않겠소? 난 진수현이라 하오. 형씨는 이름이 뭐요?”“알 거 없다. 어서 먹기나 해라.”“체, 뭐요? 얼마나 귀한 이름이기에 꺼내 놓기도 아까워 교만을 부리오? 뭐 그리 대단한 이름이기에. 나 같은 이한테 알려 주면 닳기라도 하는 존귀한 이름이오? 허, 임금님 납시었네. 임금님 납시었어.”“유성하다.”성하는 이를 악물고 잇새로 말했다. 자신을 금세 분기에 파르르 떨게 하는 이 어린 녀석을 도통 가늠할 수가 없었다. 지금껏 어느 누구도 그를 이처럼 쉽게 대한 자가 없었다. 훈련원의 우락부락한 장정들조차 감히 그를 함부로 쳐다보지 못했고, 말 붙이기도 어려워했다.그런데 이 한 줌도 안 되는, 유약해 빠진 어린놈이 그를 똑바로 쳐다보며 또박또박 할 말을 다 하고 있었다. 그뿐인가? 그를 제 마음대로 다루려 하고 있었다.사화로 집안이 몰락해 믿었던 이들에게 외면당하고 배척당하면서 마음의 문을 굳게 걸어 잠갔던 그였다.이제까지 누구도 곁에 둔 적이 없었는데. 자신을 상처 입힐 정도로 아무도 가까이 다가오게 한 적이 없었는데. 이 작은 녀석은 너무나 쉽사리 그의 방어벽을 뚫고 다가와 아무렇지 않게 친근감을 표시했다. 더없는 살가움과 순수한 열정으로.왕명을 띠고 움직이는 검객과 그의 임무가 된 골칫덩이 도령.“넌 계집아이가 되고 싶은 사내놈이다.”“뭐요? 내가 왜 계집아이가 되고 싶소?”“굳세고 용감한 척하는 게 영 버거운 약골의 어린놈.”수현은 속을 간파당한 느낌에 식겁했다. 이자가 어떤 낌새를 알아차리고 저러는 건지, 아니면 그저 대수롭지 않게 하는 말인지 분간할 수 없어 혼란스러웠다.“뭐 하는 거냐고 물었소!”“뭐 하는 것 같으냐?”야비하고 잔인한 어조의 말이 돌아왔다. 입술에 새겨진 조롱은 괴벽스러웠고 눈빛은 음흉하고 탐욕스러웠다.수현은 헉 숨을 삼키며 뒤로 물러섰다.“다, 당장 그 옷 도로 입으시오!”하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그저 픽 웃었다. 그 웃음이 어찌나 비열해 보이는지 수현은 흠칫했다.<[본 도서는 15세이용가에 맞게 수정&재편집된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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