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하…….”수인이 떨리는 목소리로 고개를 들었다. 도는 그녀의 무례를 탓하지 않았다. 서럽게 웃는 그녀를 가만히 응시했다.“아니 되는 걸 알고 계시지 않사옵니까?”“무엇이 아니 되는 것이냐?”“전하께서 아무리 노력하셔도 이곳에서 제가 행복할 수 없습니다. 이곳엔 그에 대한 기억이……. 운에 대한 기억이 너무 많습니다. 어딜 가든 그와의 기억이 있습니다. 어딜 가든 그의 목소리가 들리옵니다. 미움은 자꾸 흐려지고 그리움은 자꾸 깊어져 종래는 후회하게 될 것입니다. 그를 원망했던 날을 후회하고, 그를 사모했던 날을 후회하고, 그를 미워했던 날을 후회하고, 그를 믿었던 날을 후회하고……. 끝내 전하의 편에 서 그에게 등 돌린 일조차 후회하고 말 것입니다.”그녀 손으로 버린 연이 이곳에 있다. 그녀 손으로 내친 연이 이곳에 있다. 미워하고, 원망하고, 증오하다 끝내 놓아버린 사람이 바로 여기 있다.[본 작품은 15세 이용가로 개정한 작품입니다.]
제일 먼저 리뷰를 달아보시겠어요? 첫 리뷰를 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