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전, 두 사람은 과외선생과 제자로 처음 만난 사이였다. 인애에게 있어서 지훈은 그저 머리 좋은 제자였을 뿐이었지만 지훈에게 있어서 인애는 어느새 갖고 싶은 여자가 되어가고 있었다.“이제 수업 끝났으니까 사적인 질문 하나 해도 돼요?”“뭔데?”“남자친구 있으세요?”“그딴 게 왜 궁금한데?” 그녀에게는 이런 철부지를 상대할 시간은 없었다. 그녀는 자신의 삶이 주는 무게를 감당하기도 버거웠다. “건방지게 굴지 마. 그래 봤자 넌 나한테 어린애일 뿐이야.”“아닐 수도 있어요.”“네가 이러는 거 나도 이해 못 하는 건 아니야. 한참 여자한테 관심이 생길 나이에 공부만 하다 보니까 나한테까지 그런 감정이 생긴 것 같은데... 미안하지만 난 네가 생각하듯 그렇게 한가한 사람이 아니야.”“전 이미 성인이고, 선생님도 성인이에요. 나이가 몇 살 많고 적은 게 그렇게 중요한가요?”“까불지 말라고 했다.” 그렇게 끝나버린 줄 알았던 두 사람이 7년 뒤 다시 이어지게 된 건 운명이었을까, 아니면 악연이었을까? 7년 전에도 그랬지만 지훈은 여전히 상대방을 긴장하게 만드는 사람이었다. 미소년 같던 분위기 대신 건장한 성인 남자의 육감적인 느낌이 훅 끼쳐왔다. 설사 그가 자신보다 여섯 살이 아니라 열 살 넘게 어리다고 해도 그를 남자로 느끼지 않기란 쉽지 않은 일일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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